행복한 일상/산행

한라산 후기

작은행복* 2010. 10. 4. 23:11

정신 없이 자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받아보니 작은 거인님!!!

행복! 산에 가자.. 어여 나와...

비오는데 가요????

비가 와도 가... 일단 가 보고 통제 하면 되돌아 오던가...

네...

술에 취해 잠에 취해 일어 나고 싶지 않았지만 비가 어제처럼 많이 오지 않으니

일단 나가 보자...

나가서 통제 하면 다시 들어 오지 뭐...

쉽게 생각하고 나선 산행...

성판악으로 가서 국수 한 그릇 먹고...

작은 거인님, 유기훈님, 한라산을 가기위해 오신 부부, 그리고 나..

이렇게 다섯이서 출발...

산책길이라 하더니 맞다.. 산책길...

돌로 된 산책길이다...

비가 와서 조금은 미끄럽기도 하고, 울퉁 불퉁한 돌들 위로 걷는게 쉽지가 않다..

그래도 이 정도 길이면 뭐...

처음 오를 때 비가 와서 우비를 입었다가 오르막에 더워서 우비를 벗으니

그 때 부터 한 방울 씩 내리던 비가 쉼터 쯤 오니 굵게 변한다..

쉼터에 자리를 잡고 사과를 깍아서 막걸리 한 병을 나누어 마시고 나니 어느새 비는 멈추었다..

다시 정상을 향하여 고고~~

거의 비슷한 길이다..

돌로 된 길 아니면 나무 계단...

가도 가도 길이는 줄어 들지만 높이는 쉽게 높아지지 않는다...

성판악에서 정상까지는 9.6Km 란다..

웬만한 산 정상을 넘어 오는 길이다..

하긴 한라산을 웬만한 산과 비교하면 안되지, 우리나라에서 백두산 다음으로 높은 산인데...

사진도 찍고, 막걸리도 한잔 마시고, 두런두런 얘기도 하고 보니 진달래 대피소다.

진달래 대피소에 올 동안 능선하나 보이지 않는다..

정상에서 얼마나 멋진 광경을 보여주려고... 기대 만땅으로 백록담을 향하여...

대피소 지나고 나니 그 때 부터 높이에 가속도가 붙는지 숨이 헉헉 대기 시작...

계단이 장난이 아니다..

가도 가도 1,950m 를 쉽게 오르게 하지 않는다..

중간 중간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으로 위안을 삼고...

빽빽이 들어 찬 나무들 덕에 능선 하나 보여주지 않던 산이

어느 새 능선을 조금 씩 보여주더니, 이내 나무가 하나도 없다..

낮은 풀들만 땅에 붙어서 세찬 바람을 이겨 내고 있다..

정상이 가까워진다..아울러 가슴도 두근 두근...

드디어 다 왔다..

백롬담이다....

에게 이게 뭐야~~~ 이게 백록담이야~~~

헐~~이다.

물이 좀 더 차 있으면 더 멋지게 보일까???

좀 실망스럽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곳까지 내 발로 올라온 것으로 위안을 삼자....

갑자기 부는 바람에 모자가 날릴까 모자를 꼭 잡고 인증 샷도 찍고...

정상에 오르니 드디어 해냈다는 마음이 나를 설레이게 한다..

간식과 알코올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관음사로 하산...

오르는 길 보다는 조금 험하고 가파르다..

나무 계단 보다는 돌계단이 많고, 올라올 때 돌 들과는 다른 듯 보이는 돌로 된 길이다..

오르는 길이 9.6Km이고 내려 가는 길이 8.7km다..

좀 더 짧은 길로 내려 간다고 내려 왔는데 참~~~길다..

올라 올 때 만큼 길이가 줄어 들지 않는 느낌...

하지만 그래도 내려 가야 하기에 가끔 한 번씩 쉬면서 내려온다..

다리가 좀 힘들어 하지만 잠시 쉼으로 달래주며 관음사를 향하여~~~

줄어 들 거 같지 않았던 길이 어느새 관음사 주차장을 알려주고 있다..

휴~~ 다 내려 왔다...

아침 8시에 산에 오르기 시작하여 8시간 긴 산행을 마치고 오후 네시에 마쳤다.
한라산은 참 재미 없는 산이다...

중간 중간 올라서 보는 능선도 업고,

정상에서 보는 풍경이 가슴 벅차게 하지도 않고,

그래도 한라산에 갔다 왔다는 것 만으로 나는 만족한다..

이제 백두산만 가 보면 되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내려 와서 먹은 회도 참 맛있다..

몸이 힘들 수록 먹을 때 즐거움은 더 큰거 같다...ㅎㅎㅎ

한라산을 품고 나니 더 좋다... 많이...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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