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일상/산행

합천 황매산

작은행복* 2009. 5. 18. 10:38

이번 산행은 합천에 있는 황매산.

태극기 휘날리며와 단적비연수를 촬영한 영화 촬영지 이기도 하다.

부평역에서 6시 20분에 차를 타고 출발..

함께 간 성배는 새벽2시 부터 일어나 잠을 설쳤다 한다.

ㅎㅎ 나도 처음 산에 간다고 했을 때 설레어서 인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었다.

새로 가입한 산악회에서는 아침 먹으라고 김밥 한줄 씩 나누어 주었다.

성배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밥을 많이 먹었다 하여 내가 두 줄을 챙겨 놓고는 한 줄은 버스에서 천천히,

나머지 한줄은 휴게소에 들러서 따뜻한 커피와 함께 먹었다.

그렇게 4시간여를 달려 합천에 도착했다.

가는 동안 비가 조금씩 내려 다들 마음속으로 걱정을 하였는데, 도착하고 나니 해가 쨍쨍하게 나서 덥겠다는 말을 나누면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난 항상 그렇듯이 나 만의 페이스로 가고 싶었으나 함께 간 성배가 체력이 너무 좋은 관계로 내 페이스 보다는 조금 빠르게 나섰다.

 

 

 

 

 이렇게 날이 좋았건만...

 

 

모산재에 도착하여 사진 찍고 싸가지고 온 간식 꺼내어 시장기를 달래면서 막걸리도 한잔. 소주도 한잔.

간식 먹고 오르는 길은 더 힘들다. 더군다나 못 마시는 술을 한잔 마시니 더욱...

헉~헉~

한참을 정신 없이 앞사람 따라 가다, 뒤돌아 보니 지나온 풍경이 예술이다.

야~ 내가 저 만큼이나 헉~ 헉~ 댔구나, 그래도 스스로 대견하다 위로한다.

 

 

 

조금씩 안개가 보이기 시작한다. 

 

어느새 가다 보니 선두 대장님을 따라 가고 있네, ㅋㅋ 후미에서 헉~헉~ 대던 내가 이젠 당당히 선두를 접수 하다니.. 대견한 마음이 한 번 더 생긴다.

황매산 정상을 향해 앞사람만 열심히 따라 가고 있는데 어느새 안개가 짙어져서 앞에 가는 사람도 뒤에 따라 오는 사람도 희미한 안개에 점점 파묻히고 있을 때 쯤 선두 대장님 목소리가 커진다.

길을 잃었다.

설상 가상으로 후미가 다 왔는데도 인원이 얼마 안된다.

산에 가서 이번 만큼 번호를 많이 불러 본적이 없었다.

한 사람씩 번호를 세고 나니 반정도의 인원이 없다.

총무님을 찾아서 없는 인원을 찾아 전화를 해 보고, 통화가 되신 분들은 대장님이 모시러가고 해서 연락이 안되는 5분을 제외 하고는 모두 모였다.

이제 선두 대장님이 바뀌었다. GPS를 가지고 계신 대장님이 선두에 서고 출발.

안개가 짙어서 그리고 길을 찾아서 가야 하기에 앞사람을 놓치면 다시 또 미아가 된다.

뒤에 오는 분들이 길을 못찾아 넓은 곳에서 다시 모여 번호..

다행히 연락이 안되는 5분중에 한 분은 길을 잘아시는 분들이라 걱정을 덜하고 일단 하산하기로 했다.

일단 아래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는 중에 일행에서 벗어난 5분은 정상을 향하여 가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하산 하다가 우리 일행도 정상을 찾아서 다시 산으로 ...

 

 

이젠 안개가 짙어서 꼬리를 잡지 않으면 미아가 되기 십상이다.

 

어찌어찌하여 길을 찾아, 제대로 된 외길을 찾아 정상으로 다시, 헉~헉~ 숨을 쉬면 뒤를 쫒는다.

소백산 칼 바람이 비교될 만큼 바람은 어찌 그리 세게 부는지..

안개 속이라 사람은 안 보이는데 바람은 돌풍처럼 한 번씩 내 몸을 휙 감아 발자국의 방향을 틀어 놓는다.

다행히 외길이라 부지런히 가면 우리 일행이 보이고, 조금 쳐지면 나 혼자 이 안개 속을 걷는 것 같은 느낌.

드디어 정상에서 모두 만나서 다시 한번 번호..

안개가 점점 더 짙어지고, 바람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몸을 휘감고 지나가고,

대장님들이 모여 더 이상 계획된 산행은 무리라는 판단하에 중간에서 다른 길로 내려 오기로 했다.

버스 기사님께 연락을 하여 최대한 올 수 있는 주차장까지 오시라 연락을 하고 하산을 결정.

일단 안전 산행이 우선이라 사진은 잠시 접고, 꼬리를 놓치지 말고 잘 따라 오라 하신다.

그 간 10여년 산행을 하신 분들이라 들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 하신다.

대장님들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다면, 그리고 당황하여 어찌 할 바를 모르는 모습을 계속 보여 주었다면 산행이 더 힘들었을 터이다.

하지만 오랜 산행 경험을 토대로 대장님들 마음은 하나로 모아지고 신속한 결정 덕분에 큰 사고 없이 하산을 할 수 있었다.

이제 1년여 산에 다닌 나로서는 소중한 경험을 체험한 하루다..

예전처럼 나 혼자 다녔다면 중간에 대장님들 놓치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을 텐데, 함께 간 성배 덕분에 부지런히 쫒아 다녀서 혼자 낙오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는 차안에서 운영진들의 미숙함을 회원들에게 사과를 하고 회원들은 오히려 운영진들께서 잘 이끌어주어서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 하고...

이번 산행은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하여, 세찬 바람에 당황도 하고, 운영진에 대한 황당한 마음도 들고, 이런 저런 마음이 들었지만 마지막에는 운영진과 모든 회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함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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